1. 대화방식: 대화방식이란 아동이 상호작용 하는 상대방과 주고받는 의사소통의 형태와 관련된 것이다. 즉, 아동이 누구와 대화를 하며 상대방이 어떤 질문이나 유도를 하였는가와 관련된다. 우선 문헌에서 언급하고 있는 의사소통의 상대방들은 언어치료사 또는 교사, 부모나 친척, 형제나 친구 등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아동의 발화를 가장 잘 이끌어내는 사람은 아동과 익숙한 사람이다. 그러나 아동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엄마에게 하는 발화가 다른 상대방과 얘기할 때 보다 특별히 더 높은 수준의 말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므로 Miller(1981)는 대표적인 언어 표본을 구하려면 여러 사람과의 대화를 골고루 수집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선행 연구들은 엄마와의 대화와 아빠와의 대화,, 그리고 언어치료사와의 대화를 비교하기도 하였는데 공통된 결론에 도달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러한 불일치는 아동 개인차와 연구 변인들에 대한 통제의 문제 등에 의해 유발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연구들을 종합하여 볼 때 상대방에 따라 대화 양상은 차이를 보이지만 어떤 상대방이 특별히 더 자연스럽고 대표적인 언어를 유도하는가는 그 아동과 상대방의 성격에 따라 다른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겠다. 아동은 대체로 낯선 사람보다는 익숙한 사람에게 많은 말을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언어치료사나 아동의 언어 표본을 수집할 때는 아동이 마음을 열고 대화할 수 있도록 우선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의 임상적인 경험에 의하면 검사상황에 지나치게 민감한 엄마들은 아동의 '평상시' 말보다는 '최상의 '말을 유도해 내기 위해서 도리어 너무 많은 질문이나 대화 주제의 흐름과 맞지 않는 말을 끼어 넣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00야, 동물에는 어떤 게 있지?"와 같은 엄마의 질문은 아동의 어휘력을 유도해 낼 수는 있지만 아동의 자연스러운 표현 언어능력을 드러내게 하지는 못한다. 아동이 자기보다 어린 상대방과 얘기할 때는 발화의 길이나 복잡성이 상대방의 말 수준에 맞춰 다소 조절되기도 하며 성인과 대화할 때는 성인의 말에 대한 대답이 많이 나타난다. 친구나 형제와 대화할 때는 반복,, 주의를 끄는 말, 지시어 등이 많이 나타난다고 보고 되었다. 그러나 아동이 다른 아동과 대화할 때 발화를 수집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우리가 평가하고자 하는 아동의 말에 대해서 상대방 아동이 부적절하게 반응할 경우도 많이 있기 때문에 그 결과를 분석할 때에는 있어서 매우 조심하여야 한다. 또래와의 대화를 표집 하는 경우 또 한 가지 유의해야 할 것은 아동들의 목소리를 구별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오디오 녹음기만을 사용할 경우 성별, 연령에 관계없이 아동의 목소리를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는 아동기의 목소리는 기본 주파수가 매우 높아서 성별이나 연령에 따른 차이를 지각적으로 구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동의 발화는 대화 상대방 외에도 상대방이 어떤 방식으로 대화를 이끄는 가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다. 즉, 대화 상대방이 계속 질문을 하면 아동의 발화는 주로 대답하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발화를 유도할 때는 아동 스스로 말을 하도록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좋다. 그래도 스스로 발화를 시작하지 않을 때는 여러 단계의 질문으로 유도해 볼 수 있다. 높은 수준의 발화를 유도하기에는 개방형 질문(어때?, 어떻게?, 왜?)이 폐쇄형 질문(뭐야?, 어디서?, 어떤 거?, 하니?) 보다 더 효과적이다. 특히 '예/아니오' 질문이나 단답식 질문은 자발적인 발화를 유도하기에는 적절치 못하다. 물론 질문에 대한 반응 이외에 다른 형태의 말을 하지 못하는 아동들에게는 단답식 질문을 쓸 수밖에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대화를 이끌어 갈 때는 아동이 발화를 끝내거나 새로 시작할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언어 표본을 수집하는 현장에서는 아동의 말이 끝난 것 같아서 검사자가 다른 말을 시작하지만 나중에 녹음기나 비디오테이프를 재생해 보면 검사자의 발화에 의해서 아동의 발화가 아쉽게도 끊긴 경우가 있다. 특히, 이렇게 끊긴 발화가 그 아동의 발화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것일 때는 더욱 안타까울 것이다. 그러므로 언어 표본을 위한 대화 상대방은 대화 도중의 침묵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아동의 주도를 따라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2. 상황적 문맥 및 자료: 아동들은 상황에 따라서 자발성이 크게 달라진다. 아동의 언어 표본이 편협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될 수 있으면 한 곳 이상의 장소에서 표본을 수집하는 게 바람직하다. Miller(1981)는 아동의 언어는 장소나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수가 있으므로 다양한 장소에서 수집된 표본이 더욱 대표적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연구들도 장소나 상황에 따라 아동의 언어 수준이 큰 차이를 보인다고 보고하였다. 흔히 사용되는 상황과 자료들은 동화책 보고 얘기하기, 사건 위주의 그림을 보고 상황 설명하기, 사진첩을 보고 얘기하기, 소꿉놀이, 의사놀이 등이다. 조금 성장한 아동에게는 가족, 애완동물, 친구, 좋아하는 놀이나 프로그램, 경험 등을 물어보는 것도 많이 쓰이는 방법이다.
3. 언어표본의 크기: 대표적인 표본을 얻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발화가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다소의 논란이 있다. 연구자들이 추천하는 표본의 크기는 50-200개 발화까지 그 범위가 다양하며, 또 어떤 이들은 녹음한 테이프로 30분 정도를 추천하기도 한다. 약 2세 정도의 일반 아동을 대상으로 30분 정도 수집한 언어 표본은 대략 100-200개 정도의 발화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