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화는 성취되지 않은 욕망이나 불합리한 태도 혹은 생각에 대해 그럴듯한 핑계를 대고 현재 상태를 정당화하는 방어기제이다. 대개 죄의식을 느끼게 될 충동적 행동에 대해 그럴듯한 이유를 만들거나, 자신의 목적을 성취하지 못한 데 대해 변명이나 이유를 대는 형식으로 표출된다. 합리화 방어 기제의 네 가지 유형은 다음과 같다. 신포 도형은 어떤 목표를 달성하려 했으나 실패한 사람이 자신은 처음부터 그걸 원치 않았다고 변명하는 것이 특징이다. 달콤한 레몬형은 자기가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투사형은 자신의 결함이나 실수의 책임을 다른 대상에게 전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망상형은 원하는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자신의 능력에 대해 허구적 신념을 가짐으로써 실패의 원인을 합리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합리화와 관련되는 속담으로는 '이기면 충신, 지면 역적', '처녀가 애를 낳아도 할 말이 있다' 등이 있다. 그렇다면 합리화와 거짓말은 뭐가 다른 것인지를 보자. 합리화는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방어기제이므로 자신의 변명(합리화)이 허구라는 걸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다. 이와 달리 거짓말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변명(거짓말)이 허구라는 것을 의식하는 상태에서 이루어진다. 흑색선전, 불법선거, 심지어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하는 행동을 저지르고도 한 치의 부끄러움 없이 필요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뻔뻔하게 말하는 정치인을 생각해 보자. 그것은 아마도 거짓말이 아니라 '합리화'일 것이다. 

      지성화(intellectualization)는 어떤 불편한 감정을 피하기 위해 지적인 행위를 과도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아는 것으로 풀기'로 불안을 해소하려는 경향이다. 지성화 방어기제의 예로는 병에 대한 불안으로 하루 종일 그 병에 대한 책이나 인터넷 자료를 뒤지며 정보를 수집하고 지식을 쌓는 경우가 있다. 전치(displacement)는 실제 어떤 대상에게 품고 있는 감정을 다른 대상에게 표출하는 방어기제이다. 상사에게 분노를 품은 사람이 부하 직원에게 화를 내는 경우처럼 A에게 품은 적개심을 B에게 표출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전치 방어기제의 예는 학교에서 선생님한테 혼난 아이가 집에 돌아와 동생에게 화를 내는 경우, 도덕적 타락에 대해 강한 무의식적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이 하루에 수십 번씩 손을 씻는 경우(도덕적 불결함을 물리적 불결함으로 전치하고 취소하려는 방어기제이다. 이 예에는 전치와 취소의 두 방어 기제가 공존한다.), 형을 미워하는 동생이 형의 공책을 찢어버리는 경우, 일상생활에서 무의식적인 공격성을 농담으로 표현하는 경우, 아버지에게 혼난 화풀이를 개에게 발길질로 표현하는 경우 등이 있다. 전치와 관련되는 속담으로는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가 있다. 

      대리 형성(대치, substitution)은 심리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대상을 심리적으로 수용 가능한 비슷한 다른 대상으로 무의식적으로 대치하는 방어기제이다. 대리 형성 방어기제의 예로는 오빠에게 매력을 느끼는 여동생이 오빠와 비슷한 사람과 사귀는 경우, 엄마 젖을 뗀 아이가 손가락을 빠는 경우 등이 있다. 대리 형성과 관련되는 속담으로는 '꿩 대신 닭'이 있다. 격리(분리, isolation)는 의식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스러운 감정이나 경험을 의식으로부터 분리시켜 억압하는 방어기제로 강박장애에서 흔히 나타난다. 고통스러운 생각이나 사건을 그에 수반된 감정과 분리시켜 사건 자체는 기억하지만 사건에 대한 감정은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이다. 경리 방어 기제의 예로는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한 후 아무 일 없는 듯 지내다가 시간이 어느 저도 흐른 후 드라마나 영화의 이별 장면에서 펑펑 우는 경우(이는 의식화되지 못하도록 격리되었던 감정이 뒤늦게 표출된 경우에 해당한다) 

      반동 형성(reaction formation)은 무의식 속의 허용될 수 없는 생각, 소원, 충동 등을 정반대로 표현하는 방어기제이다. 누군가에 대한 공격적 욕망은 사랑으로, 성적인 욕망은 공격적 행위로 표현하는 경우이다. 반동 형성 방어기제의 예는 관심이 가는 이성을 자꾸 괴롭히는 경우, 남편이 외도로 낳아온 아이를 사랑으로 돌보는 경우, 누군가를 싫어하는 감정이 생길 때 오히려 그 사람과 친해지려 애쓰고 친절히 대하는 경우, 사회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사회의 관습을 철저히 지키려 하는 경우 등이 있다. 반동 형성과 관련되는 속담으로는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가 있다. 취소(원상복구, undoing)는 받아들일 수 없는 자신의 행동이 초래한 결과를 철회하기 위해 그로 인해 상대가 입은 피해를 무의식적으로 원상 복구하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욕망(상상으로든 실제 행위로 드러났든)으로 인해 타인이 피해를 입었다고 느낄 때 그 피해에 대해 일정의 속죄 행위를 하는 것이다. 용납할 수 없거나 죄책감을 일으키는 행동, 사고, 감정을 상징적인 방법을 통해 취소하려 하는 것도 포함된다. 취소 방어기제의 예로는 바람을 피우기 시작한 남편이 전과 같지 않게 아내에게 더 친절히 대하는 경우(자신의 외도로 가장 상처받을 상대인 아내의 피해를 원상복구 하려는 무의식적인 노력), 부정하게 번 돈을 자선 사업에 쓰는 경우, 부인을 폭행한 후 부인에게 맘껏 쇼핑하라고 신용카드를 주는 경우, 종교적인 속죄 의식 혹은 기도문을 반복적으로 중얼거리며 죄책감에서 벗어나려 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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